물건을 많이 파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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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대방을 나의 입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설득해야만 하는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된다. 설득의 대상에는 가족, 친구, 상사, 고객, 회사 등이 포함되며 그 범위가 포괄적이고 다양하다. 범위를 넓혀 조직 또는 국가 간에도 설득이 필요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삶이란 끊임없는 설득과 협상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설득의 필요성이 가장 크게 제기되는 분야는 비즈니스와 마케팅 분야이다. 기업의 경우 양질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이를 원활히 판매해야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판매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마케팅의 지식과 방식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자 내지 고객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여 그들로 하여금 해당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인하고 설득하는 일이다.
실제적으로 소규모 비즈니스를 운영하거나 회사의 영업판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고객을 설득하여 판매를 극대화하는 일은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예를 들어 명퇴, 조퇴 등으로 창업을 한 분들이나, 실직한 가장을 대신하여 보험판매에 나선 주부의 경우에 고객설득의 기술은 특히 중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학의 치알디니(Robert B. Cialdini) 교수의 역작인 ‘설득의 심리학(Influence: The Psychology of Persuasion)'은 판매와 광고 등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필독서이다. 이 책은 26개 언어로 번역되어 2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였으며, 뉴욕 타임즈와 파인내셜 타임즈에 의해 비지니즈 관련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또한 이 책은 마케팅 관련 대학의 교재로 사용되었고, 일반인들을 위한 필독서로도 선정된 바 있다.
이하에서는 ‘설득의 심리학’의 내용을 요약하고 사례를 들어가며 그 내용을 설명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우리가 일상생활을 통해 터득한 사실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공적인 사업 운영이나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고객의 심리를 항상 명심하여 원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치알디니 교수는 구매자 또는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6가지의 심리적인 특징을 이용하라고 한다. 치알디니 교수는 다양한 사례와 심리이론을 원용하여 그 특징들을 설명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상호성(Reciprocity)
상호성의 원칙이란 모든 사람들이 빚지고는 못산다는 심리적이고 관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한국인들의 부조문화에 잘 나타나 있으며, 나의 애경사에 부조하거나 참석한 사람들을 기억하여 그것을 기억하고 되갚는 일에 철저하다.
국가 간 상호성 원칙의 예는 에티오피아가 찢어지는 가난에도 불구하고 1985년 멕시코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상당한 액수를 원조했는데, 이는 1935년 이태리가 에티오피아를 침공했을 때 멕시코가 도와준 것에 대한 답례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범인의 자백을 이끌어 내기 위해 대개의 경우 회유와 협박(Good Cop/Bad Cop)의 방식을 이용하는데 범인은 회유에 따른 혜택을 저버릴 수 없어 자백을 하게 된다 한다.
비즈니스의 경우 생일카드, 선물, 또는 무료의 경품이나 사은품을 제시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빚진 마음을 갖게 한다. 보험 아줌마들이 회사마다 개인마다 찾아다니며 건네는 물건은 간단한 사탕봉지나 볼펜인데, 이렇게 간단한 물건에도 사람들은 모종의 부채의무를 느껴 결국 보험을 산다는 것이다. 또한 보험가입을 거절할 경우 이에 대한 미안함으로 다른 사람이라도 소개한다고 한다. 따라서 고객으로 하여금 빚지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한 판매 전략이라 할 수 있다.
2. 약속과 일관성(Commitment and Consistency)
사람들은 당초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관념이나 약속은 이후 그 조건과 상황이 변하더라도 계속 유지하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다.
예를 들어 종말론을 주장하는 광신교집단의 경우 설령 종말이 오지 않더라도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종말론을 더 확고하게 믿는 방식으로 마음을 결정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열열하게 믿었던 종말론을 포기할 경우 정신적인 혼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 방식을 이용하여 미군포로들을 세뇌교육을 통해 전향시켜 이용했다고 한다.
상품판매의 경우 고객이 일단 구두나 문서로 구매약속을 했을 경우 조건으로 내세운 경품이나 사은품, 저렴한 가격 등의 조건이 없어졌다 해도 구매를 강행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판매의 경우 구매상담 시의 당초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나중에 제시한다 해도 대부분은 의사결정을 번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품판매의 경우 어떠한 형태로든 고객의 약속을 받아 놓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이는 고객에게 일단 낮추어서 요구하고 이후 크게 요구하는 이를테면 문전 걸치기 판매기법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여 경품을 되풀이하여 취소하는 일관성 없는 상행위를 계속할 경우 신용을 잃게 될 것이다.
3. 사회적 증거(Social Proof)
이는 일부가 하늘을 쳐다보면 길 가던 다른 사람들도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는 사람들의 동조현상을 뜻한다. 코미디 프로의 가짜 웃음에 따라 웃는 동조행위도 이에 포함된다. 다수의 행동이 선이고 진리라고 생각하는 편승현상이다.
우리는 물건을 사기 위해 가게에 갔을 때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가 없거나 불확실하다면 주인에게 어떠한 상표가 제일 많이 팔리는가 물어본다. 이것이 바로 동조현상의 예이다. 상품의 질이나 내용과는 상관없이 남이 사용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식당이나 술집의 경우 대표적인 경우가 천진암 입구의 원조집 소머리국밥이다. 거리의 온통에 가득 채워진 수많은 국밥집 중 유독 사람이 북적이는 집에만 사람이 몰린다. 맛은 비슷하지만 나란히 있는 한식점 중 하나는 파리를 날리고 또 다른 하나는 인산인해이다. 이는 반대로 사회적으로 이미 증명되어 소비가 많이 되는 상품은 질도, 맛도 좋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시사점은 사업 초기단계에는 고급의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최대한 고객을 유치하고, 이후에는 고객의 동조현상에 의해 고객이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4. 권위(Authority)
사람들은 권위나 전문성에 약하다. 독일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이나 캄보디아 밀라이 대학살은 권위를 내세움과 동시에 작은 물질적 보상을 줌으로서 가능했다 한다. 학살에 가담하는 일선의 병사에게 너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다.
병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간호사의 경우 처방약에 대한 지식은 의사에 버금가지만 의사가 약을 일단 처방하게 되면 설령 잘못이 있더라도 따른다 한다. 권위에 대한 복종이다.
비즈니스 주인의 경우 대부분 장황한 경력과 이력을 내세우고 본인의 권위와 전문성을 강조한다. 자동차나 보험의 판매원은 오랜 동안의 경험과 이력을 되풀이 강조한다. 특히 병원의 경우 작은 이력이라도 액자를 만들어 벽에 붙이는 것은 권위와 전문성에 대한 환자의 복종심리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따라서 비즈니스와 마케팅에서는 최대한 권위 있는 모습과 전문성을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5. 호감(Liking)
소비자는 호감이 가는 사람들과 관련된 상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다. 자기가 좋아하는 인기스타나 운동선수가 광고하는 상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광고에 자주 출연했던 인기스타가 불륜이나 음주운전으로 인기가 추락하게 되면 가차 없이 광고를 중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소비자는 인기인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척, 또는 자기를 칭찬하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다. 타퍼웨어나 다단계 판매는 상품의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이미 구축된 사회적 연대망(pre-existing social networks)을 이용한 대표적인 마케팅 수법이었다.
따라서 일선의 영업사원들은 해당 고객의 친척 관계를 소상히 파악하여 자기도 그들과 동창, 동향, 친구이거나 막역한 사이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여 호감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편 외모를 단정히 하고 청결을 유지함으로서 고객으로부터 호감을 얻어야 한다.
6. 희소성(Scarcity)
사람들은 한정판매라거나 품절이라는 말에 약하다. 품절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가게마다 한정판매(Limited time only)라는 표식을 내거는 이유이다. 많은 소비자는 연중 계속되는 한정판매라는 광고가 거짓임을 암묵적으로 알고 있지만, 한정판매의 판매촉진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한다.
이상에서 간단하게 고객의 설득에 도움이 되는 소비자심리의 특징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심리현상은 대부분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치알디니 교수는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구글, 이이비엠, 코카콜라, 메릴린치, 푸루덴셜과 같은 굴지 회사의 판매전략은 물론 미국의 법무성, 심지어는 나토와 같은 국제기구의 여론형성과 대민업무에 대해서도 자문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보다는 알고 있는 지식을 충실하고 용감하게 현실에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중용지도를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나 이러한 가르침을 실제로 지켜 높은 인격을 유지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치알디니 교수의 판매심리학을 명심하여 매일같이 되뇐다면, 새해엔 판매량과 수입이 현저히 증가하여 보다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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